중국대학 입학시험, 전략과 전술은 다르다

2014. 6. 1. 06:26이야기(Story)/일기(Diary)

 

 경영 전략(Strategic Management)에 있어 전략은 크고 중요한, 그래서 사활을 건 결정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What to do)를 결정하는 것이 전략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How to do)를 결정하는 것은 전술로 분류된다. 대학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가 인생에 있어서의 전략적 수준의 결정이라면,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가는 전술적 결정인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대학을 갈 것이라는 결정을 했다면, 당연히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 현장에서 느낀 아이러니한 현실 중 하나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전략만 있을 뿐 전술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대학 외국인 입시 시험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여기거나, 대충 준비해도 다 들어가는 것이 중국 대학 아니냐라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여전히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외국인을 별도 분리하는 중국의 공교육 특성상 수험생 자신의 위치가 어디 즈음에 있는지 판단할 방법은 전혀 없다. 한국처럼 거의 모든 수험생들이 참가하는 학력 평가 시험이 시행되는 것도 아니고, 객관적 수치로 정리된 학교별 랭킹 혹은 대학 진학률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학교 내에서의 평가와 생들 사이에서 떠도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 전부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자신의 실력과 위치를 알 수 없고, 그렇기에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목적도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입시 현실은 다르다. 수험생을 가진 부모님들이라면 전공 선택 시 최우선 전공으로 경영(중국에서는 공상관리라 칭한다), 혹은 경제를 염두에 둔다. 복단대학을 예로 들어보자. 09년 입시를 통해 복단대학 관리학원에 입학한 한국인은 단 한 명이었다. 경제학원은 모두 8명을 선발했다. 심지어 이 인원들 중 3명 정도는 북경대학 사회학원 혹은 청화대학 어문학원에 동시 합격했다고 알려져 있다. 결론인 즉, 상해 전체 수험생 중, 1등만이 복단대학 관리학원에 입학하고, 2등부터 8등까지가 경제학원 내 국제경제와 무역, 금융학, 재정학, 경제학과 등에 경쟁률에 따라 학과별로 한두 명 정도가 입성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수험생 부모들이 이런 중국 대학의 입시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막상 상담 과정에서 레벨 테스트(Level Test)를 통한 학생의 상황 혹은 수준을 확인하고자 하면 거부감을 느껴 하는 부모들의 반응 역시 놀라웠다. 흔쾌히 레벨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라 해도 기대 이하의 점수 혹은 실력이 확인되면 역정을 내는 부모들도 상당수다. 입시 현실에 대한 정보는 물론 자녀의 수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에 벌어지는 촌극이라고 이해하기에는 중국 대학에 대한 어떤 잘못된 환상 – 저평가 – 이 너무 크다고 느낀 경험들이다.

 

 

 필자가 느끼는 중국 대학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까지 전교 1등을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학생이 서울대학교 문과 계열 상위 5개 전공 - 법학, 경영, 경제, 정치, 외교 – 에 입성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중국 대학은 가능하다. 짧게는 1년 혹은 2년이면 세계 랭킹 100위 그리고 향후 10년 내 30위 진입이 예정되어 있는 대학들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 기회의 좌표값을 구하기 위해서는 시간(x)과 노력(y) 그리고 정보(z)가 동시에 필요하다. 그리고 각 값들의 균형점(Equilibrium)을 찾는 자만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 그리고 전공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매년 변화되는 입시 경향, 선발 학과 및 정원, 시험 출제 범위 및 방식 등 제대로 된 전술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상황 분석이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시간에 대한 고려, 그리고 본인의 노력에 대한 단호한 결의도 필요하다. 중국 대학을 가겠다라는 전략을 세웠다면, 그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세부 전술들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를 바래본다.


 

본 칼럼은 중국 상해 교민 주간지 '주간포커스' 2010년 3월 22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