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1. 06:34ㆍ이야기(Story)/일기(Diary)
07년 북경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시험 최초로 면접을 시행할 당시, 당락에 있어서의 면접 차지 비중은 초유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07, 08년 북경대학의 면접 비중은 합격을 좌우하는 수준이 아닌 전공 선택 정도에 머물렀다. 1차 합격선(Cut-off)과 3, 40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를 제외한 – 광화관리학원 역시 제외 – 나머지 학생들에게 주어진 주된 질문은 ‘1지망 전공 지원 사유’와 ‘2지망 전공 합격 시 등록 여부’ 였다. 이외 한국 내 출신 학교 소개, 재학생 수, 석차, 생활 형태, 부모 직업 등을 문의하며, 면접 과정을 중국의 상징이자 자존심인 북경대학에 입학하는 외국인의 기본 자질과 생활 수준, 그리고 입학 사유를 확인하는 정도로 활용했다.
이와는 반대로 인민대학의 경우, 08년 1차 합격선 통과자 271명 중 70여 명(25%)이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인민대학은 북경대학과 유사한, 형식적인 통과 의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논리성과 사고력, 언어 표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심층 면접을 단행한 것. 나름 간략하고 명쾌한 답변보다는 수험생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논리적,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다.
복단대학의 경우, 08년 관리학원과 수시에서만 행해졌던 면접이 작년에는 전체 학원 및 전공으로 확대되었다. 복단대학 면접의 특징은 1차 합격선 통과자 중 20% 정도를 면접을 통해 탈락시켰다는 것. 다시 말해 면접이 당락을 결정 짓는 수단이 된 것이다. 이에 작년 복단대학 입시의 경우, 일부 면접 준비가 부족했던 응시자들은 1차 합격선을 상회하는 점수를 획득하고도 탈락하는 충격을 경험해야만 했다.
위에 열거한 대학 중 복단대학의 면접 시험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최초 시행된 작년의 경우, 3:1의 면접 형식을 기본으로 간략한 자기 소개 후 연관 질문이 출제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의 경우, 출신 학교와 국제부 수학 여부를, 군필 학생의 경우, 훈련과정 혹은 군 생활에 대한 문의 등 특정한 주제 없이 수험생 각각의 상황에 맞춘 질의가 진행된 것. 기본 질문 범주 안에는 대학 및 해당 전공 선택 여부, 학업 계획 및 졸업 이후의 비전 등 일반 질문들이 포함되었다. 이외 원서에 기재된 사항들 – 희망 전공, 취미, 특기 등 – 을 활용한 질문들과 한국에서 크리스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설명, 기초 반사 이론 등 사회 현상, 일반 및 과학 상식 등에 대한 질문 등이 이어졌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사례는 면접 과정에서 심사 위원들이 중국어 말하기 능력(Verbal ability)이 부족하다고 느낀 학생에게 수학 가능 여부를 문의하고 합격시킨 사례다. 이는 면접 목적이 단순한 언어 구사력 평가가 아닌 상황 분석 및 대체 능력에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입학 이후 수학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학생 자체의 가능성(Potential for the future)을 판단하고자 하는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중국 대학 외국인 유학생 입학 시험의 면접 과정에 대한 대학별 시행 목적과 경향이 다양하기에 수험생들에게 자신이 응시하고자 하는 대학의 면접에 대한 정보 확인 및 데이터 수집을 우선하고, 자신의 상황 분석과 그에 맞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진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중국 고등학교에서 중국 학생들과 함께 수학했다면, 그에 관한 질문이 나왔을 때, 일찍이 중국 친구들과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중국 문화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는 답변을 한다면, 이 이상 좋은 답변을 찾기 힘들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국제부에 재학한 학생이라면, 영어 강의를 통해 영어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며, 이를 대학 입학 후 영어 강의 수강과 졸업 후 해외 대학원 진학에서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다면 이 역시 좋은 응답이 될 것이다.
물론, 이에 앞서 면접 당일 단정한 옷차림과 머리 모양, 바른 신체 자세 유지와 표정 관리 등 외형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세계적 HR 전문사인 Heidrik & Struggles은 면접 진행 1분 동안의 첫인상이 면접 당락의 72%를 결정한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감 넘치지만, 겸손한, 그리고 여유 있는 표정과 자세의 연습이 우선시된다. 거울 속의 자신의 표정을 연구하고, 가능하다면 입시 전문 학원에서의 면접 시뮬레이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채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면접 대비가 될 것이다.
다만, 틀에 맞춰진 면접 대비 연습은 면접관에게 오히려 너무 잘 준비된(Too well-made) 인상을 주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다양한 예상 질문을 선별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솔직 담백한 답변을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준비는 없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본 칼럼은 중국 상해 교민 주간지 '주간포커스' 2010년 4월 2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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