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5. 23:20ㆍ개봉기(OpenCase)/취미(Hobby)
'이유'
'이유'는 내가 미야베 미유키의 책 중에서 처음으로 읽은 소설이다. 약 5년 전에 군 복무 중에 처음 읽었는데, 그 여운은 아직까지도 남아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를 찾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제대 후 도서관에서 한번 더 읽었고, 의도한 바는 아닌데 우연치않게 그가 쓴 다른 소설도 몇 권 읽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직까진 그의 소설에 있어 '이유'만한 작품을 보진 못했다.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세상을 살아간다. 세상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빌딩 위에 서서 두 눈에 비춰진 풍광 안 정지에서 벗어난 수많은 동작과 변화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기에 여기까지 혹은 지나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길거리를 지나다 어깨를 부딪치는 아주 보편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나와 부딪친 그 사람은 나와의 인연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이 이 길을 걷는 이유가 내가 모르는 '나' 때문이라면? 마치 음모론이나 평행이론처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각자의 삶 속에는 우연에 가까운 필연적인 이유가 내제되어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이유'를 말하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 '이유'의 주인공들은 역시나 저머다 각자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연들은 살인이라는 쓰라린 사건을 통해 펼쳐진다. 그리고 도쿄 도 아라카와 구 사카에쵸 반다루 센주기타 뉴시티의 웨스트타워 2025호, 주소만 들어도 무언가 있을 법한 이 고급 아파트가 사건에 원인이 된다.
내용을 살펴보면,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인해 이 집을 갖고자 한다. 그리고 이 집을 갖지 못한 자는 이 집에 사는 이를 노린다. 자식을 위해, 자기집 장만을 위해 거의 평생 모은 돈을 투자해 집을 경매로 낙찰은 가장. 버티기를 통해 경매로 넘어간 집의 소유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남자 등등 각각의 주인공들은 우연치않게 필연적인 관계가 되어 얽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각각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드라마에 나올법한 사연을 펼쳐놓는다. 이 작품의 해설을 쓴 시게마쓰 기요시의 글처럼, 각자의 사연은 정말 단편 소설로 여러권 나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진실로 깊이 있게 다루었다.
이 글을 다 읽었을 때의 느낌은, 내가 모르는, 내가 지나치는 저 사람도 나 같이 이 세상을 살고 있고, 나 같이 기뻐하고, 나 같이 고민도 하고, 나 같이 눈물도 흘리고, 나 같이 사연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놓치고 살았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세상에 음지와 양지가 존재 하듯 한창 좋아보이는 사람에게도 음지가 있을 것이고, 내가 싫어하고 나빠하는 사람에게도 양지가 있음이 분명할텐데 난 왜 단편적인 부분만 바라보며 음지를 혐오하고 양지만을 흠모하며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정도의 느낌이라고 할까? 내게 있어 '이유'는 나 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에 함께 살아가는 "이유"와 관련하여 의미심장한 충고를 얻었고, 자기중심적 사고, 배려, 욕심, 욕망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현재에 접목되어 내 삶에 있어 경고가 되버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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