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3. 23:11ㆍ이야기(Story)/미디어(Media)
우연치 않게 어제 밤 동쪽의 에덴을 보고 말았다. 원래는 1화 정도만 보려고 했는데, 현재 완결된 11화까지 마구 보게 된 건 당연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쉽게 저버릴 수 없는 소재와 주재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100억엔이 들어 있는 휴대폰으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선택받은 12명. 동쪽의 에덴에 시간은 2010년~2011년이다. 미래가 아닌 바로 현재의 이야기인 것이다.
동쪽의 에덴은 여러 이야기로 공감대를 이끈다.
동쪽의 에덴에서는 NEET족, 은둔형외톨이(히끼꼬모리)가 요인으로 등장한다. 사실 니트족, 은둔형 외톨이가 애니에서만이 아닌 현실에서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들은 사회에서는 문제아로 취급을 받지만 애니 마지막에 멋진 아이디어들을 짜내어 수많은 미사일로부터 도쿄를 지켜낸다. 애니에서는 그들 개개인의 능력은 나무랄데가 없으나 그들을 이끌 이가 없어 이들이 이런 현실을 선택했던 것으로 사료한다.
12명의 선택받은 자 중에 한명으로 등장하는 병원장은 자신의 소신으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 고연령화 대비를 선택한다.그는 좋은 법이지만 정식 절차로는 불가하여, 갖은 뇌물과 청탁으로 통과시켜야만 했고, 이로 인해 주어진 100억엔을 다 사용하여 감시자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주인공인 아즈키의 대사부분이자, 핵폭탄 제조에 성공한 교사가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의 영화 하세가와 가즈히코의 '태양을 훔친 사나이'가 언급되는 부분에서 현실적인 문제가 노골적으로 들어난다. 태양을 훔친 사나이에서 핵폭탄을 만들었던 교사가 정부에 요구했던 사항들을 통해 주인공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그가 NO.9이 되는 것도 여기에서 착안된 것이라 추정한다.
동쪽의 에덴에 전개부분으로 설정한 도쿄 한복판에 미사일 11개를 발사된 사건. 이를 계획한 선택받은 12명 중 또다른 한명 유우키군의 대사는 놓칠 수 없었다.
'빚내어 자격증을 따도 시급 100엔정도 오르는 효과뿐이며, 비정규고용의 무한 루프에서 빠져 나올 순 없다, 자기책임이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회이기에 그들에게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다.'(정리요약)
이외에도 성범죄, 권력횡포, 그릇된 경제구조 등등 많은 현실문제를 애니에 담아 잘못된 세상을 향해 촌철살인한다.
결국 동쪽의 에덴은, 사회는 가진자에 의해 움직이며, 또 가진자는 다른 가진자에게 계승된다, 노블리스 오블리쥬, 가진자의 의무, 가진자들의 진실된 의무가 이 사회에 절실하다 말하고 있다..
물론 애니이기에, 가상이기에 가장된 부분이라던가 설정된 부분이 많이 있다. 미사일로 다 폭파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희생으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는 건, 앞으로도 그런 상황에 놓이거나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또 다시 희생을 감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 된다. 나는 현재에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그길을 찾는다에 표를 던지고 싶다. 이 애니의 분명한 주의점은 골라봐야할 부분을 골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결코 맹목적으로 이 애니를 봐서는 안된다.
동쪽의 에덴는 후반부로 갈수록 중반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문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해결 답안은 명확히 내리진 못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11화에서는 억지맺음이 엿보였다. 중후반에 너무 심도있게 문제를 다루다 보니 11화라는 편수에 결코 맞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극장판 1, 2가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애니를 보는 내내 의문이었던 점은 끝까지 정체를 밝히지 않은 감시자, 나머지 등장하지 않은 선택받은 자들이다. 쥬이스의 존재도 의문이고, 쥬이스의 대사를 똑같이 했던 여비서와, 말미에 택시에서 내렸을때 운전을 하시던 할아버지의 표정은 결코 단역으로 끝날 분이 아니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 끊이지 않을 문제. 동쪽의 에덴, 고민하게 만드는 애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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